오바댜
<말씀을 걷다> 오바댜
1. ‘오바댜’는 예언서 중에 가장 짧은 책입니다. 예루살렘이 멸망당한 후에 쓰인 것으로, 이웃 민족인 ‘에돔’에 관한 심판과 장차 임할 이스라엘의 구원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종’이라는 이름의 뜻을 가진 ‘오바댜’는 다른 선지서들과는 달리 선지자의 가문과 출신이 전혀 소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2. 에돔민족은 야곱의 형이었던 에서의 자손들입니다. 에돔은 사해 남쪽에 자리를 잡고 작은 나라를 꾸렸는데, 이들이 사는 지역에는 붉은 색깔의 바위들과 절벽들이 많았습니다. 이는 ‘바위 틈에 거하며 높은 곳에 사는 자여’라는 말씀과도 일맥상통합니다(오바댜 1:3).
3. 이스라엘과 에돔은 리브가의 태중에서부터 경쟁을 하는 관계였고, 역사적으로도 갈등 관계 속에서 지내왔습니다. 사울의 통치 기간에 두 민족은 적대 관계였으며(사무엘상 14:47), 다윗은 에돔을 정복하였으며(사무엘하 8:13-14), 여호람 때에는 에돔이 반란을 일으켜 독립적인 지위를 얻었습니다(열왕기하9 :20-22). 형제 나라였지만 우애보다는 반목이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예루살렘이 함락 당하던 때, 에돔은 이를 고소하게 여기며, 유다를 파괴하는 갈대아인들을 도와 예루살렘을 훼파하고, 은신처를 찾는 피난민들을 원수에게 넘겨주었습니다(오바댜 1:11-14).
4. 타락한 인류가 처음 행한 범죄가 형제 살인이었다는 것을 상기해 본다면, 형제간 갈등은 뿌리 깊은 역사를 가지고 이스라엘과 에돔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5. “너의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다 바위 틈에 거주하며 높은 곳에 사는 자여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누가 능히 나를 땅에 끌어내리겠느냐 하니, 네가 독수리 처럼 높이 오르며 별 사이에 깃들일지라도 내가 거기에서 너를 끌어내리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오바댜 1:3-4)
6. 에돔의 문제는 ‘교만’이었습니다. 교만은 스스로를 속입니다. 어떻게 에돔이 교만에 속았을까?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언 16:18)
7. 에돔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이스라엘 사해 남동쪽이었습니다. 그곳은 바위가 많은 산악지대입니다. 에돔 사람들은 자연 동굴이나 바위에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지형적으로 외세로부터 안전한 바위로 이루어진 곳에 수도 ‘셀라’가 세워졌는데 그 지명의 뜻은 ‘바위’입니다. 에돔의 천연요새는 매우 함락하기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남쪽의 애굽, 아라비아와 북쪽의 메소포타미아, 수리아간의 교역에 중요한 교통요지였으며 철광석과 구리 등의 자원이 풍부했습니다.
8. 이러한 지형적 지리적 특성이 있었기에 에돔은 스스로 다른 나라에 의해 정복되지 않는 불멸의 나라, 세계 속에 중요한 나라로 생각했습니다. 에돔의 이러한 생각이 결국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교만으로 빠지게 하였습니다. 그들은 참 요새시요 반석이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피조물인 바위와 땅에 속한 것들을 자랑했습니다.
9. 교만이란 기생충은 언제나 인간을 속이는 경향을 가집니다. 그리하여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인정하게 하기보다는 그릇된 자기 신뢰의 만족감에 우리를 머물도록 만듭니다. 그 결과 인간은 자신의 자리나 위치가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나을 경우, 자신의 존재와 인격의 위치가 남보다 ‘절대적’으로 높고 나을 거라는 자만감으로 자신을 채워갑니다.
10. 교만과 반대인듯 보이지만 가장 근사치한 마음이 ‘자기비하’입니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것, 비교하여 자기를 비하하는 것, 이런 것은 겸손이 아니라 오히려 교만과 닮은 마음입니다.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이 물질의 노예가 되어있다고 말하기 쉽지만, 실상은 가난한 사람들이 물질의 노예가 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한 가난은 ‘가난을 살아내는 실력’입니다. 진정한 가난은 마음이 가난하지 못하면 해낼 수 없는 실력입니다.
11. “구원 받은 자들이 시온 산에 올라와서 에서의 산을 심판하리니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오바댜 1:21)
상기한 말씀은 가장 짧은 예언서인 ‘오바댜’의 진중한 결론입니다. 이 세상 나라가 아무리 크고 강대할지라도 최종적으로 이 세상의 모든 왕국은 하나님의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더불어 에서의 산, 즉 교만과 잔인함의 나라를 구원받은 자들이 심판할 것임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12. 하나님의 나라는 형제를 사랑하는 나라요, 죄를 용서받아 겸손으로 옷을 입은 자들의 나라입니다.
13. 오바댜서를 먹고 걸을 때에는 수직축과 수평축을 발견하면 좋습니다. 수직축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수평축은 에서와 이스라엘의 관계입니다. 그리고 ‘교만’이 이 중심에 서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