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크리스쳔
우리나라에는 전통이 오래된 문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깍두기'라는 문화입니다.
왕따나 따돌림 같은 문화가 없던 시절 골목과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놀이는 거의 운동과도 같았습니다.
양쪽으로 팀을 나누다 보면 한명씩 사람이 남곤 합니다.
이렇게 남겨진 친구들은 보통 나이가 어리거나
몸이 약하거나 불편한 사람 혹은 게임을 잘 모르는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들을 놀이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깍두기라고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 참여시켰습니다.
깍두기는 무적으로 간주되어
게임의 룰을 어기거나 실수를 하고 선을 밟아도
죽지 않습니다.
모든 놀이에 깍두기가 끼는 것은 당연했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깍두기 친구들은 언젠가 깍두기를 졸업하게 됩니다.
실수를 하게 되도 응원해주고
성공을 하면 축하하고 칭찬을 맛보면서
놀이에서 깍두기를 졸업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깍두기 시절을 경험했기에
깍두기가 끼는 것을 당연히 여깁니다.
저 또한 깍두기 시절을 오래 경험했습니다.
몇살 위에 형을 쫓아다니며
모든 게임에 깍두기로 참여해서 함께 놀고,
아버지가 다니는 기타학원에서 깍두기라 불리면서
제 몸보다 큰 기타에 매달려 기타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교회안에서 저는 깍두기 였던 적이 없습니다.
왜냐면 전도사 아들, 목사 아들이었기에
깍두기와 같은 믿음인데 누구보다 잘하는 척을
강요받아 왔습니다.
교회 안에도 깍두기가 있습니다.
교회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찬양도 성경도 기도도 모든 것이 새롭고 어색하고
쉽게 섞여들어가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는 이러한 사람들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믿음이라는 말로 포장하여
더 많이 기도하면, 더 많이 교회 나오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합니다.
성경은 믿음이 연약한 자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과 기다림과 인내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믿는자라 하면서 성경을 모르고
내 생각대로 내 기준대로 강요하고 정죄하길 좋아합니다.
우리 주변의 깍두기 크리스쳔이 누구인가
우리는 그를 기다려주고 이해해주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