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아주 익숙하지만 치명적인 한 마디를 다루려 합니다. "그래도 괜찮아."
이 말은 때로 우리를 위로하는 말처럼 들립니다. 실패했을 때, 넘어졌을 때, 아팠을 때, 누군가가 “그래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면 우리는 위로를 얻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죄 앞에서, 신앙의 타협 앞에서, 영적인 나태함 앞에서 들려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 본문 에베소서 4장 17-24절에서 바울은 말합니다. 이제는 이방인처럼 살지 말라고. 그들의 마음은 허망하고, 그들의 지각은 어두워졌으며,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났다고. 무감각해진 그들은 자신을 방탕에 내어주었다고. 이 말씀은 단지 바깥세상 사람들만을 향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 교회 안에 있는 우리에게도 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신앙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기도가 끊긴 것을 알면서도, 예배가 흩어진 것을 느끼면서도, 여전히 인생이 평탄한 것처럼 착각합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그래도 괜찮아.”
주일에 교회는 가니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나의 영적인 상태를 모르니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도 아무 말 안 하시니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고, 자기 죄를 합리화합니다.
그 틈을 사단은 놓치지 않습니다. 사단은 속삭입니다. “그래도 괜찮아. 선악과를 먹어도 괜찮아. 네가 하나님처럼 될 거야. 너의 인생은 네 거야.” 이 유혹은 아담과 하와 때부터 지금까지, 한 치의 변함도 없이 우리에게 들려옵니다.
죄는 처음에는 아프고 따갑습니다. 양심이 살아 있으니까요. 그런데 죄를 반복하다 보면, 죄에 무뎌집니다. 괜찮다고 여기게 되고, 마침내 죄를 정당화하게 됩니다. 괴로워해야 할 죄가 익숙해지고, 익숙한 죄는 마침내 내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이것이 죄의 무서움입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4:22-24)
성도는 새 사람입니다. 우리는 옛 삶의 방식, 세상의 합리화, 사단의 속삭임을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함을 따르는 자들입니다. 죄를 괜찮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죄에 민감해지고, 아파하고, 괴로워해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마. 그 정도는 괜찮아. 요즘 누가 그런 걸 죄라고 해?” 죄에 괜찮지 않다고 말하면, 꼰대가 되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처럼 여겨집니다. 그래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입을 닫습니다. 아니, 마음도 닫아버립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괜찮아.”
사랑하는 여러분, 정말 괜찮습니까? 정말 그 죄 앞에서, 그 타협 앞에서, 그 무관심 앞에서, 우리 괜찮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괜찮지 않습니다. 죄는 괜찮지 않습니다. 죄는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죄는 성령을 소멸시키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어버립니다. 죄는 교회를 병들게 하고, 공동체를 무너뜨립니다.
죄는 작게 시작합니다. 작은 균열 하나가 성 전체를 무너뜨립니다. 그 작은 균열이 바로 우리의 “그래도 괜찮아”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말합니다. “괜찮지 않은 너를 내가 용서하겠다.”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네가 죄로 인해 괴로워하고, 회개하며 내게 나아올 때, 그제서야 내가 너에게 말하겠다. 그래도 괜찮다고.”
하나님의 “그래도 괜찮아”는 우리를 타협하게 만드는 말이 아니라,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말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그래도 괜찮아”는 은혜의 선언입니다. 회복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도 괜찮아.” 그 말은 오직 하나님만 하실 수 있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죄 앞에서, 유혹 앞에서, 타협 앞에서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괜찮지 않아.”
그리고 무릎 꿇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릴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아. 내가 너를 사랑한다. 다시 시작하자.”
오늘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나는 지금 괜찮은가? 아니면 그냥 괜찮은 척 하고 있는가? 죄에 괜찮아진 것은 아닌가? 나의 신앙은, 예배는, 기도는, 공동체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성령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찌르시기를 축복합니다. 회개의 눈물이 마르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죄에 아파하고, 다시 새 사람으로 살아가는 여러분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사단의 속삭임을 이겨내고, 하나님의 군사로 살아가십시오. 작은 균열도 허용하지 않는, 거룩한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가십시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엎드리십시오.
그래야 진짜 괜찮아집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