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걷다> 사무엘상 1-4장, 사순절 <40일 Salt 3.3 캠페인>
1. 사무엘상의 시대는 사사시대입니다. 사사기가 암흑시대라면 사무엘서에서는 몰락해가는 이스라엘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불씨를 주시고 답을 주시는 흐름이 시작됩니다. 사무엘서는 교회들이 직면한 붕괴에 대한 충분하고 정확한 대안(對案)이 됩니다.
룻기의 주제는 ‘은혜’입니다. 성경의 순서로 보면, 사사기에서 사무엘서에 들어오기 전에 ‘은혜’라는 다리를 건넌 것입니다. 룻기 역시 사사기가 배경입니다. 무너진 나오미를 통해서 하나님의 성실하신 은혜로 기초가 세워지고 나오미에게 생명이 안겨집니다. 그리고 그 혈통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오십니다.
2. 사무엘서는 나오미로 이어진 혈통을 통해서 다윗을 준비시키는 이야기입니다.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이더라”(사무엘상 1:1)
사무엘상 첫머리에 등장하는 이름들이 낮섭니다. 성경에 보면 족보를 따로 구성해서 다룬 특별한 책이 역대기입니다. 역대기는 낮선 족보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고, 족보를 전문으로 다루는 책이기에 족보에 대한 해석이 많습니다. 역대기에 엘가나의 족보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되어 있는데, 엘가나 집안은 ‘회막 앞에서 찬송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역대상 6:31이하).
이 족보는 레위지파이고, 엘가나는 후에 한나의 남편이 됩니다. 그러므로 제사장입니다. 그들은 성전에서 노래하는 직임을 받았으므로 찬양대입니다.
3. 그런데 그 엘가나에게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의 두 아내가 서로 ‘적수’였다는 이야기로 사무엘상이 시작됩니다. 그들이 적수가 된 이유는 한나는 자식이 없고, 브닌나에게는 자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사무엘상 1:4-7). 그런데 이 구절을 잘 보시면 재밋습니다. 우리는 ‘한나에게는 자식이 없고, 브닌나에게는 자식이 있고’ 라는 <병치구조>의 반복되는 패턴을 통해서 마치 한나가 자식이 없어서 슬퍼했다고 쉽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자식이 없는 가정에서는 ‘한나처럼 기도해서 사무엘같은 아들을 얻자’는 구호를 외칩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한나가 자식이 없어서 슬펐다는 기록이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성경을 먹고 걸은 것이 아니라, 어디서 주워 들어서 생각한 것입니다.
4. 한나의 슬픔은 첩이 본처를 격분시킨 겁니다. 아이 가진게 위세입니다. 이것은 고대 히브리인의 생명관입니다. 생명은 하나님께 주권이 있는데 여자가 시집을 가서 아이를 갖지 못하면, 첫째는 하나님께 끊어졌거나 저주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사연으로 인해서 첩인 브닌나가 본처 한나를 격분 시키는 근거가 된 것입니다. 사무엘상 1:5을 봅니다.
“한나에게는 갑절을 주니 이는 그를 사랑함이라 그러나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므로 그의 적수인 브닌나가 그를 심히 격분하게 하여 괴롭게 하니라”(사무엘상 1:5-6)
5. 한나가 남편에게 갑절의 사랑을 받아도 위로가 안되는 깊은 고통이 아이가 없는 문제일까요? 아니면 하나님과의 관계의 문제일까? 이 문제는 ‘하나님께 버림 당한 것인가요?’의 문제입니다. 즉 한나의 고통은 하나님과의 관계의 문제입니다. 이 괴로움을 안고 한나는 성소로 들어갑니다. 이게 바로 ‘한나의 기도’입니다.
6. 이제 그녀는 자기의 전 존재를 건 기도를 합니다. 저는 시대의 부흥이 기도운동에서 시작되기 전에 먼저 한 사람의 슬픈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그 슬픈 마음이 불씨가 되고, 그것이 기도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녀는 하나님께 끊쳐진 슬픔으로 하나님과 승부를 겁니다.
그때 제사장이 한나의 주절거림을 보고 취해서 주정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한나를 나무랍니다. 그래서 한나가 꺼낸 이야기가 유명한 말,
‘아니라…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여는 시대는 항상 슬픔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성경은 애통하는 시대, 애통하는 심령이 복이 있다고 하십니다.
7. “한나가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여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요,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 뿐이니”(사무엘상 1:15)
한나의 고백은 결국 한 여인의 고백에 머물지 않고, 사사기의 어두운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새벽같은 고백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심정이 통하는’ 기도를 드릴 수 있는 복을 구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과 ‘심정이 통한다’는게 무슨 말입니까? 우리가 그 심정을 알려면 결국 그 한나가 심정을 통했다는 기도 속에 들어가 보아야 합니다.
8.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사무엘상 1:10-11)
9. 한나가 아들을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이 기도를 잘 보시면 아들을 주시면, 도로 내 놓겠다고 합니다.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않고 드리겠다. 곧 나실인으로 바치겠다는 것입니다. 그녀에게 아들만 생기면 저주는 끝이 납니다. 그런데 바치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비밀입니다. 한나는 전존재를 걸고 통곡하며 기도하다가 마치 굴이 양쪽에서 파들어가다가 어느 지점에서 뻥뚫리듯이 굴이 통하는 것처럼 한나가 하나님과 심정을 통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심정을 통했다’는 것은 참 깊은 이야기입니다.
10.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 뿐이오니”(사무엘상 1:15하)
‘심정을 통했다’는 말은 한나가 하나님 마음을 알고, 하나님이 한나의 마음을 알아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기도 중에 그랬다는 것입니다. 한나야 너도 자식이 없으니 인생이 힘들고 억울하고 무의미하지? ‘바로 내가 그렇다’ 이 하나님의 마음을 한나가 기도하다가 깨닫는 장면입니다. 네 인생이 기막히듯이 내 심정이 너와 같다. 내 마음이 너희들에게 전해지지 않는구나…. 하나님 그랬군요. 하나님도 제 심정하고 같군요. 그 아들 저에게 주세요. 그 아들을 하나님께 드리겠습니다. 이것이 한나와 하나님의 스토리입니다.
11. 이 때는 ‘사사시대’라고 했습니다. 말씀이 끊기고 사람들이 다 자기 소견대로 살던 때에, 한나가 자기신세가 기가막혀 하나님께 애통하는데, 하나님은 한나에게 애통합니다. 한나가 기도하다가 그 하나님의 심정과 통(通)한 것입니다. 한나는 자기의 필요를 따라 기도하다가 하나님과 심정이 ‘통(通)’했습니다.
12. “하나님 그 아들 주세요. 제가 내놓을께요. ‘그 사람’으로 내놓을께요.”
그래서 사무엘이 태어납니다. 사무엘은 ‘여호와께서 들으셨다’는 뜻입니다. 이 사무엘을 통해서 브엘스바에서 단까지 사무엘의 말씀이 전해지고 가르쳐지면서 잿더미 속에 있던 이스라엘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이 시대의 불씨는 말씀이 회복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한나의 이야기는 ‘자식없는 여인이 아들을 구해서 드디어 아들을 낳았다’는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브닌나는 자식이 ‘있고’, 한나는 ‘없고’, 엘리에게는 두 아들이 제사장으로 ‘있고’, 그러나 거기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없더라’ 이것이 사무엘상의 병치구조(parallelis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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