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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목사 메세지

영적 중 2병

마태복음 6장 1-8절
1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2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 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3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4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5 또 너희는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6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7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8 그러므로 그들을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

저는 이 말씀을 볼때마다 천국에서의 상급이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1. 사춘기, 중 2병, 질풍노도의 시기


우리나라에는 중2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15세, 중학교 2학년 정도의 사춘기의 청소년을 보고 하는 말입니다.

사춘기라고 하면 풋풋함과 길가의 돌멩이나 흩날리는 낙엽에서 까르르 웃는 감성의 시절이기도 하지만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유 없는 반항'을 하는 통제가 어려운, 한숨이 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부모님의 말을 잘듣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인가 충동적이고 반항적이고 감정조절을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말이라도 걸어보려하면 짜증부터 내는, 통제가 되지 않아 언제부턴가 사춘기라는 말보다, 중2병이라는 말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중 2병이 영적인 세계에도 적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성경 말씀이나 조금이라도 기독교적인 이야기다 싶으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들 중에도 영적인 이야기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전도하는 것이라며 꿋꿋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뱉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진리의 복음을 전했다고 만족해합니다. 물론 복음을 전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나 지혜가 필요합니다.


[벧후1:5-8]
5 그러므로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6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7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라
8 이런 것이 너희에게 있어 흡족한즉 너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에 게으르지 않고 열매 없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니와

 

2. 전두엽 미성숙


다시 잠시 중2병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람의 뇌는 한 살정도까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이후에 천천히 성장합니다. 그리고 뇌의 일부분은 15세 전후까지 천천히 성장합니다. 크기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의 연결망 또한 재정비되며 성숙해가는 시기입니다.

대표적인 부위는 '뇌의 관제탑'이라고 부르는 대뇌피질입니다. 전두엽을 포함하는 이 대뇌피질은 12-16세까지 꾸준히 늘어납니다. 뇌에서 가장 중요한 충동을 억제하는 이 부분이 가장 천천히 성숙해진다는 말입니다.

전두엽은 자기를 인식하고, 행동을 계획하고, 각종 정보를 통합하며, 감정·충동·욕구 등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두엽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감정과 욕구를 잘 조절하지 못해 충동을 억제하기 어렵게 되는데 중2병은 이 전두엽이 '미성숙한' 상태이기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그 시기의 청소년들의 뇌의 다른 부분은 성숙했기에 스스로 다 컸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전두엽이 미성숙해 있습니다. 이 시기에 술이나 담배를 하게 된다면 이 전두엽이 영향을 받아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다면, 커서도 사춘기 애처럼 철없이 행동하게 된다는 말이 됩니다. 전두엽에 이상이 생기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생깁니다.

자, 이제 중2병에 걸린 아이들이 왜 그렇게 반항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았으니 어린 자녀나 동생들에게 왜 청소년 시기에 술, 담배를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았습니다.ㅎ 꼭 기억하셔서 잘 지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화이팅)

 

3. 모태신앙, 영적 중 2병

교회 안에서 중2병과 비슷한 상황에 쓰이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모태신앙입니다. 다른 말로 '못해신앙' '못된신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뭐만 하면 못한다 그러고 안한다고 하고, 다른 사람들의 열심을 방해하고 비판하는 그런 못난 모습들이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자매품으로 영어권에서는 목회자 자녀 Pastor's Kids를 문제아 Problem Kids 라고 부릅니다.

모태신앙은 태어나기전부터 교회를 다니는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온 사람을 말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자랑거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밝히고 싶지 않은 사실이 되기도 합니다. (솔직히 모태신앙만 그런 것은 아니고 오랜 시간동안 부모님을 교회에 다녀온 분들에게 더러 해당되는 것입니다.)

마치 중2병 청소년이 자신은 이미 다 컸는데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대들고 반항하는 것처럼, 교회 안의 모태신앙들도 비슷하게 이야기합니다. "나도 그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알아!" "예수님이 누군지 알아!" "구원이 뭔지, 복음이 뭔지 다 알아" 그러나 실상은 지식적으로 알.기.만 할 뿐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을 알다'의 알다는 ידע (yada‘) 라는 단어로, 그 단어가 가진 의미는 지식적으로 아는 것이 아닌 경험적으로 아는 사실, 주로 언약 맺는 것과 관계된 사실을 말할 때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 단어는 아담과 하와의 결혼의 언약 안에서 등장합니다. 처음부터 짝으로 창조한 것이 아니라 남자에게 여자를 데려와 영과 육이 하나가 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창2:22-24)

중국어에서도 지식적인 것을 아는 것은 知道(zhidao)라고 말하는 반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할 때는 认识(renshi)라고 합니다. 우리도 유명 연예인을 안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사람과 개인적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있는 사실을 알 뿐입니다. 

이처럼 교회 안에서 수많은 예배를 드렸다고 해서, 오랜 기간 교회를 다녔다고 해서 우리가 성경을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많이 들어와서 텍스트, 글자로만 알고 있을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스스로 잘 안다고 착각을 많이 합니다. 

모태신앙으로 자라온 저의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면,(라떼는 말이야) 성경책이 지금과는 다르게 세로로 적혀있던 성경을 보던 시기가 있었고 성경의 많은 부분이 한자로 되어있던 시절부터 성경책을 보아왔습니다. 한번도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외우려고 하지 않았는데 하도 듣다보니 저절로 외워지게 된, 그만큼 성경을 많이 들어온 사람입니다.

그래서 정말로 하나님은 '알기' 전 제 마음 속에는 풀리지 않는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분명히 나는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한 것도 알고, 선악과 사건도 알고, 예수님이 이 땅에 사람의 몸으로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도 아는데 그리고 그것을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도 아는데 진짜로 알아지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뭔가 머릿속이 배배 꼬여있는 것만 같은, 그렇다고 부정하자니 이제까지 교회를 다닌 사실을 아깝고 억울한 그 이상한 느낌으로 제 학창시절을 다 보냈습니다.

저의 그러한 상태를 느끼는 다른 누군가가 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면, 괜히 믿음 없어 보이고 싶지 않아서 한마디 합니다.
"나도 알아." 

저는 영적 중 2병을 오랜 기간 앓아왔습니다. 그리고 막 영적 중 2병을 벗어나서 저와 같던 다른 동생에게도 제가 깨달을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열망에 알려주려고 만나서 이야기를 한참 하다보면 그 친구도 결국 저에게 한마디 합니다.
"저도 알아요." 

아는데, 알지 못합니다.
아이러니 합니다.

성경은 미스테리하고 아이러니로 가득합니다.


인터넷에서 교회를 향해서 이런 저런 비판을 하는 사람들의 글을 가끔보면 조금은 웃깁니다. 내가 교회를 좀 다녀봤는데 교회는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가소롭(?)습니다. 왜냐면 저는 30년이 넘도록 교회를 다니다못해 아예 교회에서 살았고, 매일 성경을 보는데 여전히 성경이 말하는 바를 다 이해못하는데 아주 잠깐 다닌, 혹은 한두번 가본 그들은 성경을 잘도 해석하고 교회를 아는구나 싶어서 입니다.

제 경험상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은
확실하게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4. 쾌락

육체적 중 2병 시기에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냐면, 바로 '쾌락'입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의 뇌는 '쾌락중추' 혹은 '보상회로'라고 하는 중변연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래서 '상' 받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이것은 까먹어도 괜찮습니다). 도파민에 의해 작동하기 때문에 음식, 약물, 성행동 같은 일차적인 보상뿐만 아니라 돈이나 칭찬 같은 이차적인 보상에도 활성화되어, 새로운 것이나 더 큰 보상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여 더 큰 자극을 좇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안에도 그 사람의 믿음과는 별개로 상받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직분을 좋아합니다. 목사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전도사에서 목사가 되었다고 목에 힘주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전에 자신은 목사인데 누군가가 자신을 전도사라고 불렀다고 그 사람 면전에다 화를 내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저랑 동갑인 신학교 동기가 저보다 몇년 목사안수를 빨리 받는다고 끝까지 존대를 하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목사면 어떻고 전도사면 어떻고 선생이면 어떻고 형 오빠 언니 누나면 어떻습니까? 부르는 단어보다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마치 아이들이 또래에서 주목 받고 싶어하는 것처럼, 다 큰 어른들이 교회 안에서 남들보다 더 주목받고 싶어하고, 나서고 싶어하고 자신이 어떤 목사인지, 어떤 장로인지, 어떤 대단한 사역을 했는지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적 중2병을 앓고 있는 사람입니다. 

영적 중 2병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교회 안에도 있지만, 교회 밖에도 있습니다.

 

5. 영적 성숙의 시간

믿음에는 성숙해가는 시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성숙은 고난과 어려움을 통해서 찾아옵니다. 광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나와서 광야 40년이 없이 바로 가나안 땅에 들어갔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금방 가나안의 우상숭배 문화에 물들어 하나님을 잃어버리는 민족이 되었을 겁니다. 

하나님의 이집트에서 왕으로 여겨지는 파라오, 바로를 10가지 재앙으로 누르고 자신들을 구원했다는 그 사실, 그리고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만 보았다면 그들은 머리로만 아는 자들에게 끝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광야 40년은 그들이 알던 사실을 몸으로 체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민을 하면서 이리로 갔다가 돌아오고 저리로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말이 40년이지, 사실 그 광야는 40년을 돌아다닐만큼 큰 땅이 아닙니다. 직선거리로 가면 3일만에 갈 거리를 40년을 헤메면서 아주 진득하게 몸으로 새겼습니다. 광야에서 죽으면서 자녀들에게 철저하게 하나님에 대해서 교육하던 시기였습니다. 머리로만 알던 사실이 마음까지, 그들의 영이 알고 깨달을때까지 경험하고 또 경험했습니다. 

어린 시절 교회를 다닌 것은 정말 소중한 경험입니다. 그 당시에는 믿음이 없었다고 해도 소중한 경험입니다. 수많은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 중에 다시 돌아오는 대부분은 어린 시절 교회를 경험한 사람입니다.

아주 순수한 어린 마음에 했던 기도가 응답받았던 기억, 그 사소한 영적인 경험들이 쌓여서 단단한 믿음이 되어갑니다.

그래서 기도제목은 내가 확실하게 알아챌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루뭉술 하게 기도하면 이게 내가 기도해서 응답받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우연인지 알아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드온의 기도를 보면 아주 잘 드러납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끔 응답하시는 분입니다.

제 어린 시절, 저희 교회에 이제 막 교회를 나온 어떤 한 중학교 학생이 성경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경에서 이렇게 병자가 치유받는데, 그럼 내 이 피부병도 기도하면 낫는 거에요?"

피부병으로 놀림받고 고통받고 성격마저 삐뚤어지던 그 학생의 그 가시돋치고 의심섞인 말을 듣고
"그래 같이 기도해보자" 하며 기도하던 저의 어머니를 기억합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말도 안되게 그 학생의 피부는 나았습니다. 피부가 안좋아 벌레라고 놀림받던 그 아이의 피부병이 낫는 것을 보고 모두가 놀라고 심지어 기도해보자던 저의 어머니도 놀란 그 사건을 저는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저는 오랜 시간동안 교회에서 수많은 이같은 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아주 천천히 성숙해 갔습니다. 그럼에도 저의 성숙의 시간은 아주 길었습니다. 성숙의 시간이 길었지만 그만큼 저는 감사할 일이 남들보다 차고 넘칩니다. 쉽게 얻은 믿음의 확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6. 영적 중 2병을 대하는 마음


여러분 주변에 영적인 중2병 시기를 보내는 자녀나
가족이나 친구들이 있나요?

그들을 위해 기도하길 바랍니다.
그들을 위해서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길 바랍니다.

누군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들이 교회를 아예 떠나지 않도록 잘 붙들어주기를 바랍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더욱더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교회의 사역자들은 한계가 있습니다.
여러분보다 그 사람에게 대해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그 가족, 그 지인들을 위해서
더 기도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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