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부터 40년이 넘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하는 연극이 있습니다.
빈방 있습니까?
이 연극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어느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성탄 연극 준비. 아이들은 저마다 마리아, 요셉, 로마군인, 동방박사, 목자들을 1인 3역으로 맡습니다.
덕구는 발달이 느린 아이지만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덕구에게 용기를 주고자 여관 주인 배역을 맡깁니다.
많은 학생들이 반대하고 가끔 무시도 하지만 덕구가 하는 말은 “누구시오? 여긴 빈 방이 없습니다.” 난 2마디인데, 비비 빈…바바바앙~ 어업써요~더듬거리는 통에 매끄럽게 이어지질 않습니다.
그래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끝에 드디어 공연날이 왔다고, 모두 긴장하고 들뜬 마음으로 조명을 체크하고 음향 설치 및 무대 여기저기 셋팅을 확인하고 드디어 연극이 시작됩니다.
가이사 아구수도의 칙령이 선포되며 만삭인 마리아와 요셉은 머나먼 베들레헴으로 떠나고, 별과 달이 저문 깊은 밤에 이르고
힘없이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보는 요셉.
“빈 방 있습니까?”
여관 주인이 나올 차례에 덕구는 문을 빼꼼히 열어
“누누구시오? 여긴 비빈 바방이 업없습니다.”
“제발 저희가 머무를 곳이 없을까요. 아내가 지금 만삭이라 꼭 거처가 필요해서 말입니다.”
“재..재송하지만..비빈 방이 없스습니다.”
“아…네…알겠습니다.”
뒤돌아서는 요셉에게 덕구는 갑자기 외칩니다!!
“저저저기요~! 그게 바방이…”
요셉은 너무나 놀라서 덕구를 보며
“아.. 예.. 바방이 없다구요. 알겠습니다.”
덕구가 뛰쳐나오더니
“잠시만요!!!”
요셉과 마리아 손을 붙잡으니 둘은 화들짝 놀랍니다.
“저기요!! 자잠시만요. 바바방이...방 있어요! 우리 집에 있어요. 어디가지 마세요. 우리집에 바방 있어요. 제가 청소도 하고 걸레질도 하께요. 우리 집에 오세요. 예수님 우리 집에 와요. 마굿간 더러워요. 안돼요. 나 예수님 좋아요. 예수님 추운거 싫어요. 우리집에 방 있다구요.”
덕구는 눈물을 철철 흘리며 원래의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연극입니다.
연극일뿐인데 덕구에게 이것은 더 이상 연극이 아니라 실제로 아기 예수님을 대하는 마음으로 행동합니다.
오랜 기간동안 준비되었던 연극은 엉망이 되어버렸고 그 뒤에 남은 연극은 이어져나갈 수 없었지만 덕구의 독백에 아무도 탓하지 않았습니다.
“하아지만 아아까는 거어지인말을 하할 수수우가 없~었어요. 우리 집에 방~이 이꺼든요. 나는 예에수님이 내 방에서 태해태해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우리에게는 예수님이 이땅에 오신 것을 기뻐하는 마음보다 어떤 누군가는 행사준비도 몸과 마음이 분주하거나, 세상 사람들처럼 먹고 마시며 즐기지 못하고 교회에 있어야 한다는 거부감을 느끼거나 혹은 그저 재밌는 여러 행사가 있어서 좋거나 같은 마음들이 공존합니다.
아마 연극을 준비하던 사람들 가운데도 이 연극이 정말로 예수님이 오시는 그 자체를 기념하기보다는 누군가가 시켜서 혹은 연극이 좋아서 혹은 재미 있어서 등등 여러가지 마음으로 임했을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 덕구라는 인물은 홀로 마음 깊이 예수님을 사모함이 있습니다. 연극이었지만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시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보면 그가 아무리 모자라고 부족해도 하나님 앞에서는 큰자이고 모자라지 않은 자입니다.
세상적으로 잘나고 성공한 사람들이 교회에서도 큰 영향력이 있기 마련이지만 하나님에게도 그러한가를 생각해볼 떄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성공한 사람은 똑똑하고 잘나고 세상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그 안에 하나님을 품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마음에는 하나님이 거할 빈방이 있습니까?
내 인생이 실패해서 마음이 텅비고 가진것이 없을때만 잠시 하나님을 구하고, 어려움이 지나가서 세상의 다른 것들로 채워질떄는 모른척 하고 있지는 않나요? 잠시 부적처럼 하나님을 사용하고 있나요?
아니면 하나님을 내 인생의 주인으로 여기고 나를 구원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사모하고 있나요?
그저 열심히 교회를 왔다갔다 다니고 의미없이 기도하고 의미없이 성경을 읽는것이 믿음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오랜기간 교회를 다니다보면 아무런 생각없이 생활패턴이 교회에 맞춰져서 챗바퀴돌듯이 교회만 왔다갔다하고 묵상하고 나누고 교회행사 준비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고난이 축복이라고도 느낍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하나님이 어디있냐 하나님이 정말 있던게 맞느냐 부르짖지 않았을테니까요.
덕구라는 청년은 세상적으로는 부족해보일수 있고 누가 보기에도 하나도 부럽지 않은 인생이지만 하나님에게 만큼은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이 그리고 어떤 사람도 하나님 앞에서는 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저는 세상적으로 조금 부족하고 미련해보일지 몰라도 세상의 그 누구도 나를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런 믿음의 사람이고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합니다.
여러분도 그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