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오래하신 분들이라면 은혜라는 단어처럼 자주 듣는 단어가 없을 겁니다. 교회말고는 은혜라는 단어를 평상시에 자주 하는 말이 아니지만 교회에서는 일주일에 몇번도 더 듣는 말이고 자주 하게되는 말입니다. 심지어 은혜라는 이름도 참 많고 은혜라는 이름을 들으면 '교회 다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은혜라는 단어는 교회 안에서 그렇게 긍정적으로 쓰이지는 못하는것 같습니다. 은혜스럽게 라는 말을 쓰는 상황은 문제를 덮는데 많이 쓰이기 때문입니다.
1. 은혜롭게
문제가 생기거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할때마다 듣는 말은 "은혜롭게 넘어갑시다."입니다. 이런 말은 참 희안하게도 어떻게 전국적으로 교단을 막론하고 다쓰는 말인지 의아합니다.
은혜롭게 넘어갑시다 라는 말은 다시 말하자면 문제를 키우지 말고 덮고 넘어갑시다 라는 말입니다. 진짜로 은혜는 아니지만 그냥 은혜라고 생각하고 딴지걸지 말고 넘어가자! 저는 한국교회가 존경받던 시대에서 어느 한순간 지탄은 받는 사회가 된 것은 은혜라는 말로 포장하고 넘어갔던 것들이 안에서 곪아 터져 생긴 문제로 바라봅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고개를 숙이고, 인정하고, 바로잡으면 생각보다 더 쉽게 문제가 해결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저만 보아도 나의 문제와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제가 스스로 잘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문제를 직시해야 됩니다.
2. 참 은혜란?
그렇다면 진짜 '은혜'는 무엇일까? 우리가 잘못 사용해온 그 은혜말고 진짜 은혜는 무엇일까요?
사전적 의미로 은혜는
1) 고맙게 베풀어 주는 신세나 혜택(스승의 은혜)
2) 절대적 주권자가 그의 신민에게 베푸는 무조건적 사랑•은총•자비•인자•인애 등을 말한다.(헨/헤세드/카리스)
성경적 의미의 은혜는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1) 헨 :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몸을 굽힌다.
2) 헤세드 : 친절하게 꾸짖다.(사랑하기에 징계)
3) 카리스 : 하나님이 인간에게 값없이 주는 선물
성경에서 말하는 이 3가지를 적용해보자면 문제가 생긴 상황에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먼저, 윗사람에 아랫사람에 몸을 굽히는 것이 아니라 강압적으로 발언을 틀어막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오히려 문제아로 낙인찍고 따돌리는 상황도 생깁니다.
문제 제기는 대부분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합니다. 그 단체를 공동체를 사랑하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고 고쳐나가기를 원합니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이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기록되었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하셨느니라."
(벧전 1:15-16)
마치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을 떠나 우상숭배를 하자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사랑하기에 그들을 채찍질해서 돌아오도록 합니다. 이것이 헤세드입니다. 부모님이 도둑질하거나 거짓말한 자녀를 꾸짖고 혼을 내는 이유는 자녀가 잘자라도록 하기 위합입니다. 오냐 오냐 해줘서 잘자란 경우는 본적도 들어본적도 별로 없습니다.
은혜스럽게 넘어가자는 말은 공동체를 아끼는 마음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의 사랑의 마음을 할퀴고 무시하고 그 말을 하는 사람 본인은 정작 사랑도 자비도 하나님의 마음도 긍휼함도 없는 하나님과 상관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자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
(벧전1:22)
문제를 제기하는 자에게도 문제를 위한 비판이 아닌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합니다. 자신의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닌 거룩한 부담감이 필요합니다.
3. 은혜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너희 마음의 허리를 동이고
근신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너희에게 가져다 주실 은혜를 온전히 바랄지어다."
(벧전1:13)
은혜는 단어나 말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나보다 비천하고 보잘것 없는 낮을 자를 향한 긍휼의 마음이고(헨), 내가 사랑하는 공동체, 지체를 향한 사랑의 권고이며(헤세드), 죄인된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 위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카리스)입니다.
마음이 아닌 말로 말장난하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참 은혜의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값없이 주시는 은혜를 누리고 세상에 그 은혜를 전하는 자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