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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미니스트리/2024 말씀을 걷다

말씀을 걷다 사무엘하 5-8장

사무엘하 5-8장
 
사무엘하 6장에 나오는 다윗의 행복은 우리에게 조심스러운 해석을 요구한다. 다윗의 생애를 보면 이 시기가 가장 절정이다. 분명히 행복한데 두려움이 있고, 기뻐하지만 제동이 걸린다.
 
다윗은 제일 먼저 법궤를 가져오기로 한다. 법궤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기에 이스라엘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가 뛰는 바람에 웃사가 죽는다(사무엘하 6장1-8). 그래서 궤를 다윗 성으로 못 가져오고 오벳에돔의 집에 둔다. 법궤를 들여오는 기쁨 대신이 죽음과 분노가 들어온다. 그런데 오벳에돔의 집에 법궤를 들여오니 그 집안이 복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온다. 그래서 다시 법궤를 옮기는데 그 과정에서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조심 스럽게 진행하고 정성을 다하고 기쁨의 춤을 춘다.
 
이렇게 기뻐하는 다윗의 모습은 그 말미에 미갈에 의해서 퇴색해진다. 왕이 경박했다는 미갈의 말에 다윗은 화를 내고, ‘내가 한 것은 하나님 앞에 한 것이며 내가 모두에게 멸시를 당해도 너는 아니지 않느냐?’라고 해서 미갈은 평생 아기를 가지지 못하게 된다.
 
이런 사건은 법궤를 가져온 기쁨보다 죽음과 분노와 두려움… 이런 내용들을 품은 사건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다윗의 모습은 들떠 있고 과장되어 보인다. 우리가 생각하는 다윗의 순종과 인내 그리고 믿음을 지킴으로 얻은 승리가 당연히 가져야할 영광으로 가지 못한다. 이것이 다윗의 후반전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런 이야기이다. 다윗은 왕으로 선택을 받지만 오랜 기간 동안 사울의 위협 가운데 고생했다. 그러나 원망하거나 보복하지 않고 잘 견디었고 오히려 사울의 죽음을 슬퍼했다. 북쪽 열 한 지파의 반대에 대해서 오핸 기다림의 시간을 두고 마음으로부터 항복을 받아 결국 통일 왕국의 왕이 된다. 그리고 시온성을 그의 성으로 삼고 아름다운 다윗성을 짓는다. 이 모든 고난을 겪고 등극한 자리는 영광되고 명예롭다. 그러나 성경의 기록은 그 이후 다윗의 생애가 통쾌하지 않다.
 
이 일이 다윗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서 항복하고 시작된 신앙생활이 생각같이 형통하지 않고 자랑스럽지 않을 수 있다는 것과 부합되는 것으로 이 다윗의 후반전을 이해하는 것은 신자의 실존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우리가 우여곡절 끝에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그 복된 지위와 영광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앞길에 장애는 없고, 오직 탄탄대로만 있다. 원하는 것은 다 이루어지고, 아프지도 않고, 잘 먹고 잘살게 되었더래요. 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성경은 항상 하나님의 자녀됨의 영광과 그 자녀가 받는 고난을 같이 말씀한다.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 (로마서 8:17)
 
다윗의 성실함과 믿음이 디딤돌이 되어 후반부 인생이 꽃을 피우는 과정에서 우리의 기대와 달리 앞에 디딤돌이 파괴된다. 인생은 항상 상승장이 아니다. 전체적인 우상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락의 골짜기가 무수히 많다. 든든한 것만 디딤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부서지는 것, 파괴된 것도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순종하는 사람, 믿음이 좋은 사람, 이런 순도 높은 다윗의 진심, 울며 기도하면 더 나은 것 같고, 굶고 기도하면 더 나을 것 같은 진심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 [내용]을 성경은 -> [믿음]이라고 한다. 믿음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일하시는 방법이며 내용이다.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는 아브라함의 경우 하나님이 그를 불러내시고 우여곡절을 지나 그 믿음의 절정인 모리아 산에서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드린다. 이 장면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하나님이 드디어 인정해 주신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무엇을 만들어 내셨는가?의 사건이며, 그것이 곧 그리스도 예수님이시다.
 
아직 사무엘하 5장이다. 다윗이 죽으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무슨 뜻일까? 바로 여기서부터 성경이 다윗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내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뜻이다. 다윗이 믿음을 지키고 신실하게 살았더니 하나님이 축복해 주셔서 왕이 되게 하시고, 시온성을 다윗성으로 부르게 하는 명예까지 주셨다. 그리고 다윗이 죽는 것으로 끝나면 제일 좋다. 그러나 이 다윗의 절정이 새로운 시작이 된다. 이제부터 다윗의 이야기는 다른 중요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 다윗의 후반부에서 성경이 우리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이 이야기, 곧 다윗의 후반부 인생은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무엇을 담으시는 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공과 성취가 끝이 아니라 이젠 훌륭해 져야 한다.
 
[기도]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게 아들이 되리니 그가 만일 죄를 범하면 내가 사람의 매와 인생의 채찍으로 징계하려니와 내가 네 앞에서 물러나게 한 사울에게서 내 은총을 빼앗은 것처럼 그에게서 빼앗지는 아니하리라. I will be his father, and he will be my son. When he does wrong, I will punish him with the rod of men, with floggings inflicted by men. But my love will never be taken away from him, as I took it away from Saul, whom I removed from before you. (사무엘하 7:14-15)
 
우리의 작은 일상이 하나님의 크고 위대하심을 담는 자리임을 알고 다시 하나님을 찾아오지 않아도 될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늘 하나님과 동행하며 의지하며 살게 하옵소서. 하나님 나라의 역사에 악역이 되지 않게 우리의 영안을 밝히시고, 우리가 만지는 것 마다 생명이 살아나고, 돌보아 지는 은혜로운 자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