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걷다 Mosaic Ministry, 레위기17-20장
1. 레위기 17장을 걷기 전에 16장을 잠시 들러갑니다. 레위기 16장은 ‘구약의 지성소’로 불리우며 ‘대속죄일(Yom Kipper, the Day of Atonement)’에 대한 내용입니다. 대속죄일은 대제사장이 일년에 한번 지성소에 들어가는 날입니다.
레위기 10장에서 아론의 두아들이 성소에 ‘다른 불’을 가지고 가서 향을 피우다가 죽는 사건을 우리는 지나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11, 12, 13장… 이렇게 기록되어서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하지만 레위기는 ‘시간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레위기 16장은 10장을 포함해서 이어지는 사건입니다.
2. 문제는 대속죄일을 준비하는 중에 나답과 아비후가 죽은 것입니다. 이로인해 긴장이 생기고, 모세와 아론은 엄청난 압박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대속죄일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대속죄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상황이 중요합니다. 곧 그들의 제사는 ‘죽고 사는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대속죄일의 제사를 집례하는 두아들을 잃은 아론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또 그것을 보고 있는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기에 교차되는 만감만큼, 욤 키포를 집례하고 참여할 때, 지켜야할 규례, 자기의 존재에 대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 등등… 이런 것들이 바로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과 실존하는’ 내용들이 될 것입니다.
3. 속죄제에 또 중요한 것은 ‘제물’입니다. 제물 중에 염소한마리는 ‘아사셀(Scapegoat)’입니다(레위기 16:8). 아사셀에 대한 영어번역은 총체적 의미를 의역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사셀이라는 히브리어 뜻은 상기한 영어 표현대로 ‘염소’와 ‘사라지다’라는 두 어근이 조합된 단어입니다. 이 염소가 광야로 보내집니다.
“그 지성소와 회막과 단을 위하여 속죄하기를 마친 후에 산 염소를 드리되, 아론은 두 손으로 산 염소의 머리에 안수하여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불의와 그 범한 모든 죄를 고하고 그 죄를 염소의 머리에 두어 미리 정한 사람에게 맡겨 광야로 보낼지니, 염소가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 무인지경에 이르거든 그는 그 염소를 광야에 놓을지니라”(레위기 16:20-22)
4. 아론이 염소에게 안수했습니다. ‘안수’는 ‘죄의 전가’를 의미한다고 했지요. 그래서 이 염소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짊어지고 이스라엘 진영을 떠나 먼 곳으로 갑니다. 염소가 이스라엘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 멀리 떠남으로써 이제 이스라엘의 죄가 멀리 옮겨져 사라졌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인 것입니다(시편 103:12).
“세상 죄를 지고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한 1:29)
이렇게 예수님은 우리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로 가셔서 우리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형벌을 친히 담당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십자가 사건을 통해서 우리의 죄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악하며, 또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희생당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어떠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5.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는 레위기의 율법을 3가지로 분류했습니다. 1)의식법(Ceremonial Law, Spiritual Code)은 레위기 전반부에 나오는 제사법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성취, 완성된 법입니다. 오늘날에는 그 법이 실행되지 않지만, 우리의 예배 가운데 그 정신이 살아있습니다. 2)시민법(Civil Law, Social Code)은 생활법, 민법, 형법등을 말합니다. 이 법들은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 유효했고, 시대가 바뀜에 따라 시행하는 방법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실효성이 없는 법이지만, 이 법이 가진 상징성은 살아있습니다. 3)도덕법(Moral Law, Moral Code)은 시대나 상황이 바뀌어도 결코 변하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법입니다.
6. 상기한 3가지의 율법을 적용하면 한 사람도 예외없이 ‘죄인’이라는 결과에 도달합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심판에서 제외된 인간은 하나도 없습니다. 레위기 18-19장에서는 율법에 대한 엄중한 명령이 나오고, 20장에서는 그것을 어겼을 때의 엄중한 처벌로 경고합니다. 20장에서는 ‘반드시 죽여야 하는 죄’들이 무엇인지를 무시무시하게 말씀하고 있는데18, 19장에 언급되었던 법들과 연관해서 명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들 속에는 그 당시의 사회적, 관습적, 신념적, 제의적 등의 ‘가치관’이 드러나 보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하나님의 ‘구속’의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구약의 형벌이 신약에서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회관습, 가치관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부분을 먹고 걸으면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적용해야 합니다.
7. 인간은 죄 가운데 태어나서 죄 가운데 살다가 죄 가운데 죽습니다. 신약에 와서 예수님은 율법적인 죄 보다 더 강한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즉 행위만이 아니라 마음에서 짓는 나쁜 생각까지도 죄가 됩니다. 살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워하는 마음만 품어도 살인이라고 적용하셨습니다. 이렇게 되면 죄에서 자유한 사람은 하나도 없게 됩니다.
종교는 착한 행실을 통해서 구원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죄를 담당하시고, 대속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은 종교가 아니라, ‘은혜’입니다. 받을 자격이 없는데 선물로 주어진 것, 조건이 없이 용서함을 받은 것이 은혜입니다. 종교는 착한 행실을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려는 자격을 가지려는 것입니다. 은혜는 조건 없이 받는 구원이며, 이렇게 구원받은 사람에게 착한 행실은 구원의 결과로 나타나는 당연한 열매입니다. 착한 행실로 구원을 얻으려는 사람의 특징은 착함에 대한 ‘자기자랑’입니다. 그러나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에게 착한행실은 자기자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됩니다.
8. 자기자랑은 신앙생활의 은밀한 대적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속에서도 얼마든지 자랑하는 마음이 깃들 수 있습니다. 겸손한 자신에 대해서 대견스러워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 안에서 자랑거리를 찾으려고 합니다.
9. 레위기는 ‘제의적 규례’입니다. 레위기의 심판은 단호하고 무섭습니다. 구약에는 두 종류의 영성이 흐르고 있습니다. 하나는 제사장적 영성이고, 다른 하나는 선지자적 영성입니다. 제사장적 영성의 특징은 ‘선포’입니다. 선지자적 영성의 특징은 ‘참여’입니다. 제사장적 영성은 심판을 선포하고, 선지자적 영성은 구원을 대안으로 내어놓습니다.
10. ‘참여’는 죄로 인해 죽을 수 밖에 없는 심판에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하나님이 선택하신 방법으로, 인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구원을 이루시기 위해 하나님이 직접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것이 하나님의 참여입니다. 우리는 앞에서 피부병, 곰팡이, 유출병, 사체, 출산 등이 어떤 의미인지 상고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문제에 대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림에서 제물이 얼마나 비참하게 죽어가는지, 그리고 그 제사의 과정에 나타난 잘리우고, 피흘리고, 각을 뜨고, 갈아서 가루가 되는 과정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참여’하시는지를 그림자로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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